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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강 박현도 교수] 정현윤님 질문 -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에 관하여

2019-10-07 AM 11:58:05 조회 488

정현운 님의 질문에 대한 강연자 박현도 교수님의 응답입니다.


【 질문 】 - ID 정현윤


세계사에 관심이 많은 고3 학생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미국은 현재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패권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팩트인지는 모르겠으나 미국 해군의 한 함대가 한 국가의 군사력과 동등하다고 들은 기억도 있습니다. 이렇게 막강한 군사력을 소유한 패권국인 미국이 굳이 한국군에 파병을 요청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미국 정도의 군사력을 소유한 국가라면 자국의 군대만으로도 큰 위협을 가할 수 있을 거라 예상되는데 왜 굳이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의 군대 파병을 원하는 것인가요? 제 부족한 지식으로 생각하기에 국제 사회의 도움을 받음으로써 어떤 명분을 얻고자 하는 것 같은데 제 생각이 맞을까요? 만약 그런 이유라면 직접적인 군사부대 파병보다는 간접적인 의료 부대 파병도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질문에 답해 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 답변 】 - 박현도 교수


국방비가 천조 원에 달하여 천조국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미국의 군사력은 가공할만합니다. 그러나 911 이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벌이면서 전비로 무려 6,600조 원을 썼습니다. 엄청난 전비를 사용하고도 두 지역 모두에서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지요. 아프가니스탄은 여전히 탈레반이 활개를 치고 있고, 이라크 역시 미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전임 오바마 대통령은 이러한 난관에서 벗어나고자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협력하면서 국제사회 문제를 풀고자 하였습니다. 중동 개입을 최소화하고, 빠져나와서 중국을 포위하는 데 힘을 쏟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른바 아시아회귀정책(Pivot to Asia)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정책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에 이익이 되는 일을 하면 되지 굳이 다른 나랏일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사실 미국은 국제사회의 맏형 역할을 해왔는데 이익이 되지 않는 일에 굳이 끼어들어 맏형이나 경찰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호르무즈도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됩니다.

미국은 이미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입니다. 셰일오일(Shale Oil) 때문이지요. 중동의 석유가 그다지 필요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내보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나온 석유는 70% 이상이 한국, 중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국가로 수출됩니다. 그러니 미군이 왜 비용 들어가면서 호르무즈 해협 안전을 지켜야 하느냐? 이렇게 의문을 제기하는 거지요. 이곳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들이 직접 안전을 챙기라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굳이 자기 돈 들여 지킬 필요가 없다는 말이지요. 미국은 물리적 개입을 최소화하여 비용은 아끼되 지역 헤게모니는 계속 쥐겠다는 전략입니다. 현재 미국의 생각에 동의하여 호르무즈 안전보장에 참여하겠다는 나라는 영국,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참여 압력을 받고 있지요.

이란은 지역 안보는 이 지역 국가들이 하면 된다고 오히려 역제안합니다. 한국이나 일본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지요. 이란은 이를 HOPE(Hormuz Peace Endeavor)라고 명명합니다. 이란을 비롯하여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함께 호르무즈 해협 항해의 안전을 책임지자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파병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위험은 무엇보다도 미국의 강권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파병했는데 미국이 돌연 이란과 관계를 개선하여 우호적으로 돌아선다면 우리는 이란과 관계를 완전히 그르치게 됩니다. 중동의 독일이라고 불릴 정도로 막강한 잠재력을 가진 나라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지요. 정말 어쩔 수 없이 파병해야 한다면 이미 아덴만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 반경을 좀 더 넓히는 수준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중동의 혼란 속으로 빠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이툰 부대 이라크 쿠르드 지역 파병 때와는 달리 쉽게 빠져나갈 선택지가 넓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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