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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3 종영  https://tv.jtbc.co.kr/walkwith

시청 소감

같이 걸을까.카미노 데 산티아고!

카카오 계정 홍***** 2018-12-18 AM 10:24:25 조회 920 추천 0

 한창 뜨거움이 지속되던 어느 여름 날, 나는 산티아고 순례자길을 걷기로 다짐했었다. 서른 즈음, 그 동안 내 인생에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목표한 바를 이뤄낸 적이 있었나 싶었다. 내년 퇴사도 앞두고 있고 날이 풀리고 그 길에 도전해보기로 다짐했다.
 이런 저런 정보를 알아보던 중, god가 그 길을 간다는 기사를 보았다. 기사를 읽는 순간 '이건 말도 안돼...'를 얼마나 외쳤는지 모른다. 그렇게 내가 가야할 이유가 한 가지 더 더해진 순간이었다. 주변에선 'god간다고 했다고 너도 간다는 거냐', '아무리 좋아해도 그건 아니지 않나', '난 그거 한다는 애들 이해가 안돼', '그 돈으로 동남아가서 신나게 놀겠다' 라며 나를 말렸다. 그 이야기들 속에 스스로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가고 싶었던게 맞는지, 그냥 해외여행가서 뭔갈 해봤다고 으스대고 싶었던 건지...
 이런 고민이 반복되던 중 god 멤버들이 공항에 모였다는 기사, 순례길의 풍경, 잘 도착했다는 인스타의 업로드가 계속 되었다. 나는 '방송을 보며 내가 걸어야 할 이유를 조금 알게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방송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그렇게 고대하던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사실 방송을 보면서는 내가 이 길을 걷고 싶었던 마음이나 길의 풍경을 주의깊게 보거나 하진 못했다. 프로그램 자체가 god 완전체가 모여 함께 걷는 것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팬심으로 이들이 모여 웃고 함께 생활하는 것을 보는 게 마냥 재밌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길 위에서 무언가를 찾는 것'에 많이 집중하곤 한다. 그에 반해 god는 단지 함께하는 것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1화에서도 새벽녘 길을 나서며 길을 왜 걷는 건지 모르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관광 아니야? 부분). 그래서인지 god 멤버들의 마음은 내가 걸으려고 했던 마음과는 다른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실망이긴 했지만 멤버들의 모습 자체가 좋았기에 개의치 않았다.
 그런던 중 멤버들이 혼자 걷고 싶다고 한 날, 혼자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는 그 말에 '멤버들도 다르지 않은 마음이였구나.... 나랑 같은 마음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멤버들도 각자 그 길위에서 자신만의 고민과 어려움을 갖고 걸어가고 있었고, 그 길의 끝에서 자신만의 해답을 갖고 길을 마쳤다.
 특히 9,10회를 보면서 god를 바라보던 나의 시선이 그저 우상으로 동경으로 바라보는게 아닌,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비슷한 고민을 갖고 비슷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사람이라는 시선으로 바뀌었다. 어렸을 때는 다른 세계의 그저 멋진 오빠들로 남아있던 사람들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와 동시대를 살고있는 어른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후배들의 고민에 자신도 그러한 고민을 했었고 지금도 계속 하고 있으며 인생의 고민은 끝이 없을거라는 담담한 고백들이 더 위로로 다가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god의 인간적인 모습에 난 또 반해버렸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 모두가 저마다 다른 이유로 그 길을 걷는다. god 멤버들이 그 길을 걸은 이유는 처음엔 함께 걷는다는 이유였겠지만, 아마 그 길의 끝에서 내린 결론이나 깨달음은 모두 달랐을 것이다. 나도 그 길 위에서 비슷한 고민을 안고 걸으며 고민이 해결되진 않아도 조금은 정리되길 바라게 되었다. 점점 걷고자 하는 마음이 꺼져가던 시기에 이 프로그램을 만나 너무 다행이다. 내년 봄 까미노 데 산티아고에서 걸어가게 될 그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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