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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9 종영 https://tv.jtbc.co.kr/dazzling

시청 소감

아름다운 작품이 제작진의 의도대로 간직 되길 바라며..

조인스 계정 양***** 2019-10-09 AM 10:36:15 조회 835 추천 1

안녕하세요 -


뉴욕에 살고 있는 시청자입니다. 2주 전, 오랜만에 긴 휴가를 내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서울에서 “뚜벅이”로 지내다 보면, 한강을 건널 때 마다 뷰에 감탄하고 뉴욕과는 비교되지 않게 청결한 대중교통 시설에 촌사람처럼 기뻐하지만, 지하철과 버스 안에 매번 늘어나는 성형외과 광고에 눈살을 찌푸리는 일도 생깁니다. 성형수술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우리 모두가 부족하게 태어났기에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처럼 포장 광고를 한다는 점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신사 가로수길에서 친구를 만나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렸는데 바로 앞 대로변의 성형외과 유리창에 낯익은 문구가 보였습니다.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 백상예술대상 배우 김혜자 수상소감 중-‘ 


진부한 표현이지만, 제 눈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쓰인 문구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에 쓰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화가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를 감명 깊게 보았을 뿐 아니라 저 또한 방송국에서 창작을 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용납되지 않는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글을 쓰신 작가님과 그 글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찍고 편집한 제작진, 그리고 대본을 읽고 작품을 선택했을 뿐 아니라 각자의 역활에 충실했던 배우들을 기만하는 일이라 여겨졌습니다. 작품을 마무리 짓던 명대사를 수상소감에 보태며 더 큰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던 김혜자 선생님이 생각났고 그 문구를 그대로 옮겨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사는 사회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이미 작가님들과 제작진이 해당 문구가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지는 모르겠으나, 혹시라도 작품에 관련된 누군가가 이 사실을 알고 있다면 있을 수 없는 일 같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극 중 혜자가 10년은 더 젊어 보이게 해준다는 성형외과를 찾아갔다가 늙은이가 방문했다며 비웃던 젊은 커플을 따끔하게 혼내주고 일침을 가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결국 누구나 예뻐지고 싶지만, 또 누구나 늙어가고 그만큼 내적 아름다움이 중하다는 결론이 담겨있는 아름다운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작품이 존재해서 감사했고 때문에 우리 사회에 따뜻함과 희망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도 저의 외모에 완벽하게 만족하지 못합니다. 저라고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단순하게 수술이 무섭고 수술 후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선뜻 병원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제가 아이를 낳는다면,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만이 바깥세상에 얼굴을 내놓고 눈부시게 살 수 있다는 식의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세상에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습니다. 저의 아이가 아니더라도 지금의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외모지상주의 사회 그리고 창작자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사회에 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여 이 글을 남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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