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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소감

인생 드라마 '초콜릿'을 선물해주셔서 감사해요

H***** 2020-01-18 PM 1:21:36 조회 1083 추천 4

양파를 까며 속에 든 눈물을 뱉어내는 차영처럼

‘초콜릿’을 보며 따뜻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유난히 일이 많아서 2019년 하반기에는 드라마 한 편, 영화 한 편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지인이 이 드라마를 소개해주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대체 불가능한 배우 중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하지원 씨가 나오고 10년 전 시크릿가든의 스턴트우먼 이미지에서 어찌 변했나 궁금하기도 했지요. 처음에는 클립을 보다가 이제는 본방사수에 다시 보기까지 몇 번을,,, 지난 주는 거의 이 드라마 속에 빠져 살았네요.

죽음의 순간에 전해 준 초콜릿이 차영에게 큰 의미란 건 알았는데 어제 15화에서 차영이 초콜릿은 자신에게 ‘나침반’과 같다고 하는 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어요. 길을 잃고 삶의 방향을 잃은 우리 현대인에게도 나침반이 필요한 것처럼. 그곳에서 살아나오면 베풀면서 살겠다고 하는데 여주나 남주가 모두 고통 속에서 삐뚤어지지 않고 참 선하게 자란 게 자신에게 고마움을 전해준 사람들을 가슴에 품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차영의 나래이션으로 “아줌마, 감사해요...”하며 말을 거는 무너진 백화점 속 정수희 아줌마나 자기 집으로 데려가 밥을 먹이는 알츠하이머 아줌마, 엄마의 제사상을 차려주는 민성이 같은 친구가 있어서 이들은 빗나가지 않고 좋은 어른이 되어 가나 봐요.

사회적 재난- 삼풍 백화점 붕괴 등-을 겪은 사람들의 아픔이 단순히 소설이나 드라마의 소재가 아니라 그들의 정신적 상처와 그 가족의 고통까지 다루고 있었어요. 차영의 동생 태현이가 무너진 건물 건설사 사장에게 소리치는 “눈 뜨고 있다고 다 살아있는 게 아니다!” 등등 대사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에 차영이 겪은 정신적 스트레스, 엄마를 잃은 강의 슬픔이 잘 드러났어요. 산딸기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옥상에서 우는 차영을 날리는 빨래 사이로 보는 강의 모습은 참 같은 장면이지만 어떻게 저렇게 담을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다만 친구의 마지막을 위해 그리스까지 찾아가서 만둣국을 해달라는 건 좀 지나친 설정이 아닌가 싶었어요. ㅋ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작가와 PD의 조합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알겠어요.

12살에 만나 24년이 지나 만난 두 사람의 인연과 사랑 속에 사회적 재난의 상처와 부를 쫓는 반칙하는 욕망들을 잘 버무린 것 같아요. 그리고 죽음을 앞둔 짜장면 할아버지, 지구 평화를 지키러 온 지용이, 유튜버 희나, 잘 나가는 의사의 아내 희주 등 사연들이 모두 별처럼 하나하나 아련히 빛나요. 강이를 이해해준 친구이자 차영이를 좋아한 민성씨의 이야기도 그렇고요. 제가 제일 웃으면서 본 장면은 민용이와 강 선생님이 들판에서 누나가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에요. 민용이가 ‘누나’라고 쓰고 지우는 것도, 윤계상 배우의 당황하는 표정 연기도 좋았어요.

거성호스피스병원은 동화 속 같은 세상이에요. 죽음을 앞두었다고 하지만 모두들 너무 착해요. 악역을 맡았던 이 준도 나중에는 강을 이해하면서 착해지잖아요. ㅎㅎ 비현실적인 공간에 사는 사람들 같기도 하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사람들이기도 하고요.

스스로도 엄마를 잃고 집안의 미움을 받으며 자란 강,

엄마에게 버려진 줄도 모르고 약속대로 백화점에 갔다가 사고를 당한 차영

상처 안은 두 사람이 시간을 돌아 돌아 만나는 이야기 덕분에 올 겨울 참 따뜻해요.

아픔 없고 상처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어요.

죽음 없는 삶이 어디 있겠어요.

그 속에 초콜릿 같은 위로와 사랑이 없을 리 없겠지요.

하지원 씨나 윤계상 씨, 아역 배우님들, 별처럼 반짝이는 배우님들, 작가님, 피디님, 스텝 분들 모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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