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예진 님의 질문에 대한

강연자 장이권 교수님의 응답입니다.

【 질문 】 - ID 예진 님

 교수님 우선 질문에 앞서 명강의 고맙습니다!

 최근 강연 주제와 관련하여 충격받은 일이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동물원에서 사막여우 세 마리가 케이지 안에 있었는데 수컷 사막 여우가 암컷에게 계속 짝짓기를 시도하고 암컷 사막 여우는 발로 차고 도망가고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매우 격렬하게 싸우고 수컷은 끊임없이 짝짓기를 시도했습니다. 다른 한 여우는 아무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돕지도 않았고요. 이런 상황을 눈으로 보는 건 처음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교수님 강연을 듣고 보니 세 여우 모두가 그저 이기적 유전자에 따른 본능적인 행동이었구나 싶기도 합니다.

 원래 동물 간에는 이런 일이 흔한가요? 인간의 성범죄 개념과 다른 것 같다가도 유사한 것 같기도 하고 헷갈립니다.

즉, 이렇게 저항하는 암컷에게 수컷이 번식을 시도하는 것이 동물의 세계에서는 흔한 일인가요?

 그렇다면 뭔가 난장판, 다부다처제가 될 거 같은데 어떻게 일부일처제, 일부다처제가 존재할 수 있는 건가요?

 ‘이기적 유전자’ 주말에 읽어보겠습니다. 강의 전달력이 너무 좋으세요! 유전자에 대해 호기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다음에도 또 나와주세요:)

【 답변 】 - 장이권 교수

 자연에서 사막여우는 번식을 하는 암컷과 수컷 그리고 그 자식들로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습니다. 포유류에서 짝짓기는 주로 암컷의 발정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암컷이 알을 준비하고 배란이 이뤄지거나 그 단계에 있어야 비로소 짝짓기 행동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묘사한 상황을 유추해보면 아마 암컷이 아직 발정이 되지 않았는데 수컷이 일방적으로 교미를 시도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암컷은 짝짓기 행동에 전혀 관심이 없고 수컷을 피하기만 할 수 있습니다. 왜 하필 이런 행동이 나타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동물원이라는 사육시설에서 동물들이 정상적인 사회 활동 및 짝짓기 활동을 할 수 없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다고 추측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행동을 보고 사막여우의 전형적인 짝짓기 행동으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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