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지인이 희귀병으로 죽음을 선고받았다.
소뇌가 망가지고 근육이 마비되면서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는 병이었다.
그의 나이, 서른이었다.
불가항력적인 상황 앞에서 그가 한 행동이란 계속 시계를 보는 일이었다.
“왜 자꾸 시계를 봐?” 물었다.
“한 시간마다 담배를 피우려고.”
생이란 그런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도 규칙을 세우고, 일상을 만든다. 할 일을 만든다.
나라면...무슨 할 일을 만들어볼까.
죽이자. 죽는 김에 한 사람만 죽이고 가자. 죽어 마땅한 놈으로.
그것은 대의일까, 분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