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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기 김동욱 인엽의 정혼 예정자, 호판의 막내아들. 로맨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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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에 휘말린 남자
“네가 올라올 수 없다면 내가 내려갈게.
가장 낮아지고 천해져서라도 네 옆에 있을 거야.
하늘이 주신 연은, 사람이 깰 수 없으니까. “
도성 내 가장 핫하고 전도 유망한 도련님으로 뭇 여성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일찌감치 초시에 합격한 성균관의 유생으로 학문이면 학문, 외모면 외모, 무예면 무예,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무엇보다 도성 내 최고 갑부 호판 댁의 경지옥엽 막내아들이기도 하다. 아침마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꽃을 배달하는 조선의 로맨티스트.
괴로움이라곤 도통 모를 것 같은 귀공자지만 마음고생이
은근 장난 아니다.
세상에 태어나 사랑과 자애보다 미움과 원망을 먼저 배웠으니 권력에 눈먼 아버지와 부정한 어머니를 통해 외로움과 절망을
알게 됐다. 경처와 향처 두 집 살림도 모자라 도성에 기녀까지 들어앉혀 안가를 만든 아버지와 어미의 행실에 좌절도 깊었다.
인엽은 칠흑 같은 유년기의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이 되어주었고, 꽃같이 어여쁘게 자라나 하나뿐인 사랑이 되었다.
그러나 그 사랑은 역당의 딸이 되어 하녀로 떨어져버리는데! 노리개로 가질 수는 있어도 신부로 삼을 수는 없단다.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다. 둘이 함께라면 지옥이라도 좋았다.
하지만 애타는 마음과 상관없이 그녀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가고! 달라진 신분을 핑계 대는 그녀의 말을 더는 믿을 수가 없는데!
다른 남자가 생겼단다. 목이 터지고 피가 거꾸로 솟을 일이다.
기가 막힌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랑이 멈춰지지 않는다는 거. 따뜻하고 순수했던 첫사랑은 애증으로 변해가고, 증오의 칼날은 연적인 무명에게로 향한다. 무명과 은기는 그렇게 대결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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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권 김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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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조판서 / 은기의 아버지
개국과 더불어 개경에서 한양으로 천도, 신도시가 세워지자
발 빠른 부동산 투자로 재산을 불렸다. 이방원에게 정치자금을 대며 호조를 장악, 새 정부의 주요 돈줄이 된다.
내자가 외간 남자를 들이며 수상한 소문을 만들어도 본 체 만 체, 들은 체 만 체다. 개경에 향처, 한양에 경처를 두고 기녀 가희아와도 수상한 관계인 걸 보면 여색을 즐기나 싶지만
그 어느 여인에게도 곁을 안 주고 이용만 한다.
재산은 어느 집안에도 뒤지지 않지만 아직은 권세가 약하다. 혼맥을 이용하고자 개국공신 국씨 가문과 사돈을 맺으려 하는데 국유가 고려 부흥 비밀결사단의 일원이라는 모함을 받아
사사 당하자 언제 봤냐며 모른 척. 이전의 혼담을 없었던 일로 치고 다시 명문가와의 혼사를 도모하는데 허판댁 외동딸 윤옥이 레이더망에 딱 걸렸다. 날려버린 기회를 되찾을 찬스다.
만월당에 얽힌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인물.
이처럼 새 나라 조정에 세를 얻고자 애쓰는 권력욕의 화신 같은 그에게 아무도 모르는 엄청난 비밀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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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씨부인 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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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기의 모친
김치권의 경처. 판서 집안의 안방마님이나 교양과 품위 부족으로 한양 사교계에 위신을 세우지 못한다.
남편은 정도 없지, 자기는 어디 가서 대우도 못 받지,
허한 마음을 서방질로 메꾼다. 몸 좋다고 소문난 병판 댁 떡쇠도 꼬셔보고 얼굴로는 반가의 도련님들 찜쪄먹는다는 무명도 만나보지만 다 내 맘 같지 않다.
슬프게도 반가의 여인치고 심하게 무식하여 거의 문맹 수준.
원래 공부하는 걸 싫어하고, 친정에서도 여자라고 뭐 하나 제대로 가르친 게 없다. 그래도 인물은 안 빠진다고 나름 자부심에
차 있다. 비록 남편은 소 닭 보듯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