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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은주 조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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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석의 엄마. 전업주부.
아들의 죄를 덮기 위한 잘못된 선택으로 벼랑 끝에 선 여자
부유한 사업가 집안의 1남 1녀 중 둘째. 타고난 미모와 꾸준히 관리한 몸매, 세련된 차림새와 정돈된 말투로 무장된 그녀는 어려서부터 남자들의 로망이었고 여자들에겐 선망의 대상이었다. 남들 보기엔 완벽한 행복정원에서 환하게 피어나는 장미 같아 보이지만 정작 그녀는 자존감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애를 자존감으로 착각하며 부족한 자존감의 자리를 선민의식으로 채웠다.
진표의 강압적인 태도와 폭력성이 준석에게 향할까봐 두려워 과잉보호했고, 준석의 잘못을 감싸고 변명하는 일이 늘어갔다. 준석이 종종 일탈된 행동을 보였을 때도 사춘기 남자아이들은 다 그렇게 크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의 아이는 누구보다 착하고 문제없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고등학교 동창인 인하와의 재회가 불편했고 반갑지 않았었다. 결정 장애가 있는 그녀와는 달리 자기 의사가 분명하고 당당한 인하가 그녀는 부러웠고, 질투했다. 그리고 열등감을 느꼈다.
헌데 아들의 가장 친한 친구인 선호의 엄마가 인하였다니... 선하다고 믿었던 내 아이, 친구를 잃은 슬픔으로 인하 앞에서 눈물을 흘리던 내 아이가 이토록 잔인한 짓을 벌였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아들을 지켜야한다는 일념은 그녀의 양심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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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진표 오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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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석의 아빠. 세아교육재단 이사장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소시오패스 기질의 소유자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졸업과 동시에 행정고시에 합격, 교육부에서 몇 년간 재직하며 정치, 관료들과 인맥을 쌓았다. 교육부를 그만 둔 뒤 부친 밑에서 사학재단의 실질적인 수장 역할을 하다 39살에 이사장직을 물려받았다.
친일에 앞장서며 조부가 누렸던 부와 권력은 부친과 그에게로 이어졌다. 뼈 속 깊은 계급주의자로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 무자비하다. 가식과 위선을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착각하고 독선과 갑질을 리더십이라 믿고 있다. 부정한 일을 하면서도 부끄러움과 죄의식이 없으며 뭐든 돈으로 해결하려는 습성은 부친에게서 배웠다.
최근에 촛불혁명이니 계급주의 타파니 떠드는 사람들도 그저 치기일 뿐, 결국 돈 앞에서 굴복하지 않는 인간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가 가진 돈과 권력이라면 이 정도 일쯤은 쉽게 막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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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준석 서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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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선호의 친구. 중학교 3학년
학교 안에선 모범생, 학교 밖에선 가해자 두 얼굴의 소년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하며 자아도취적이 면이 강하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모범생으로 알려져 있고 아이들에게는 활달한 성격과 자신감 넘치는 리더십으로 인기가 많지만 정작 타인의 감정이나 자신의 솔직한 감정에 둔감하다.
진표의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양육방식, 과도한 기대에 억눌린 감정은 중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약한 아이들을 향한 폭력성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또한 엄마 은주의 과잉보호와 집착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로 자라게 했다.
중1때만 해도 준석은 조금 이기적인 성향을 가진 활달하고 영민한 아이었다. 하지만 사춘기를 겪으면서 이기적인 성향이 더욱 강해지고 감정기복도 심해졌다. 선호의 평정심과 이해심은 준석을 안정시켰고 마음을 터놓을 만큼 편안하게 느껴졌다. 선호네 집에서는 자신의 집에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선호의 성적이 점점 향상되고, 존재감이 없다고 믿었던 선호가 아이들의 관심을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순간, 준석은 선호에 대한 질투심과 우정사이에서 감정이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