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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우정 강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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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책> 주인.
독신. 남다른 오지랖과 따뜻한 카리스마를 지녔다.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고 진료실에서 나오던 날,
27년 전 실종됐던 강산과 꼭 닮은 소년을 보았다.
이런 걸 도플갱어라고 하나 싶을 정도로.
하지만 27년이란 세월이 지났는데
그 남자는 분명 소년이었기에 자신이 아는 강산이 아님은 분명했다.
소년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었다고 했다.
자신의 이름조차 모른다는 소년에게
자신의 명함을 주며 꼭 한번 만나기를 부탁했다.
자신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소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기적이라는 이름의 소년의 기억이 조금씩 돌아왔고
그녀는 조금씩 기억을 잃어갔다.
그렇게 소년과 그녀의 기억은 다시 세상의 중심에서 만난다.
18세 소년 강산과 18세 소녀 우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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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혜경 서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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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바 사장.
고위층 회원제 사교 장소로 알려진 'fortuna' 사장.
나이보다 한참은 젊어 보이는 미모와 세련미를 갖췄다.
자기 말보다는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몸에 익은 태도와
정치, 경제, 사회보다 연예인 가십에 귀 쫑긋거리는 듯한
백치미를 가장한 태도는 무의식중에 그녀에게 비밀을 털어놓게 만든다.
하지만 고위층의 비밀을 손에 쥐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야누스 같은 여자다.
재력가의 혼외자식으로 중고등학교 시절,
귀족도 평민도 아닌 이방인의 세계를 살았던 혜경.
자칭 귀족들인 재벌가 아이들한텐 대놓고 무시당했지만,
어떻게든 재벌가 아이들 틈에 끼어 그들과 같은 계급이 되고 싶었다.
그러다 그 남자를 만났다.
그들의 시선에는 평민도 아닌 노예계급의 고아였던 남자.
그녀가 사랑했고 그들이 지옥으로 밀어 떨어뜨린 남자를 위해
그녀는 여기에 남았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소설의 등장과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강산(기적)의
출현은 그녀를 엄청난 혼란과 위기 속으로 빠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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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영숙 소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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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의 엄마.
순진한데 무작정 순진하기만 해서 잘 속는다.
술 좋아하고 노래 좋아하고 인정이 많아
불쌍한 척하면 정 주고 마음 주고 돈도 기꺼이 주지만,
자기 사정 감안하지 않고 주는 ‘대책없는 영숙씨’다.
네 살배기 동주만 남겨놓고 남편이 어이없이 떠나자
영숙은 아들과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나름 애썼지만 힘들고 고단했다.
동주 아빠는 한없이 좋은 사람이었기에 남편이 눈물 나게 그리웠고 몸서리치게 외로웠다.
무엇보다 아들만 바라보며 살기에는 삶이 팍팍했고 그녀는 너무 젊었다.
하지만 만나는 남자마다 하나같이 쓰레기인 박복한 인생이다.
못난 엄마 때문에 동주가 고생인 것을 안다.
동주를 볼 면목이 없고 죽도록 미안하면서도 아들이라서 자존심이 상했고,
아들이라서 어떻게든 변명하고 싶은 것이 그녀의 대책 없는 자존심이다.
그래도 그녀의 진짜 사랑은 언제나 동주 아빠,
죽은 남편의 사소한 소지품 하나하나 버리지 않고
꾸역꾸역 이사할 때마다 들고 다니는 그녀만의 순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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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대 조복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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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 순경.
동주의 중고등학교 동창으로 절친.
단순하고 순박하며 우직하고 의리가 있다.
겉보기엔 촌스럽고 투박한데 은근히 부드럽고 여린 구석이 있다.
작가가 멋있어 보여 한때는 작가의 꿈을 꾼 적도 있었지만 글을 못 써도 너무 못 쓴다.
그러기에 동주가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대단해 보인다.
힘든 동주의 삶을 옆에서 보며 사춘기 시절을 동거동락했기에
동주의 성공이 마치 자신의 성공인 것처럼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찐친구.
순경 생활하며 나쁜 놈, 이상한 놈, 별난 놈 많이 접하면서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생겼지만
동주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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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연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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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 의사.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고충없이 엘리트 코스를 밟아 의사가 되었다.
딸을 낳고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만큼 행복했던 순간 그녀의 인생은 생지옥으로 변했다.
오랜만에 온가족이 대형 마트에 들러 쇼핑을 마치고 나오던 순간,
순식간에 ‘묻지마 살인’이 벌어졌고,
남편은 아이를 지켜내기 위해 온몸으로 아이를 품으며 결국 살인자의 칼에 절명했다.
살아갈 힘조차 잃었고 극도의 우울증과 분노로 잠을 잘 수조차 없었지만,
그녀는 의사로 일을 했다. 딸아이를 위해서라도 그래야만 했다.
그러다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를 맞았다.
신원불명의 소년이었고 그는 사망했고 기적처럼 살아났다.
그리고 소년은 그녀의 삶에 끼어들어 그녀의 구원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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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찬성 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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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의 아버지.
대한민국에서 둘째라면 서러울 만치 선량하다.
배움에 대한 배고픔이 늘 있었던 그는 열심히 돈을 모아,
아들의 이름을 따서 동주서점을 차렸다.
천영보육원 아이들을 신경 써 챙겨주었던 그가 유난히 좋아하고 아끼는 형제가 있었다.
책을 좋아하는 형제에게 동주서점은 도서관이었고
형제를 품어 주는 찬성의 따뜻한 품은 유일한 안식처 같았다.
딱 부러지지는 못해도 순진하고 다정한 아내와 사랑스러운 아들 동주가 있으니
그는 평범한 일상이 고맙고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 형제에게 분명 변고가 생겼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 형제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