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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숙희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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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어머니
어린 나이에 세계를 낳았다. 미혼모의 삶이 순탄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예쁘고 똑똑해서 기특한 세계를 키우는 일에는 기쁨이 더 많았다. 세계는 잘 자라 톱배우가 되었고, 한숙희 여사는 홀로 바다가 보이는 지방으로 내려가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텃밭도 가꾸고, 댄스스포츠도 배우면서 자유로운 삶을 만끽 중이다. 세상 쿨한 모녀사이답게 세계의 근황은 TV로 확인하고 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딸의 스캔들 소식이 전부 별 볼일 없는 스캔들인 게 최근의 걱정거리라면 걱정이다. 도재와의 스캔들도 그 별 볼일 없는 스캔들 중 하나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 뭔가 있는 것 같다. 엄마의 촉이란 게 그렇게 무섭다. 사고뭉치 딸내미 후다닥 결혼 시킬 생각에 그렇게 상경을 결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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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유리 류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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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그녀가 업계 캐스팅 1순위로 거듭나게 된 이유는 외모도, 연기력도, 인기도 아니었다. 각종 스캔들로 얼룩진 한세계의 유일한 비교군이었기 때문이었다. 스캔들 걱정 없이 믿고 쓰는 배우라는 칭찬에 그저 해사한 미소 한번이면 된다니 너무도 편하고 완벽한 전략이 아닌가. 그렇게 웃다보면 언젠가 진정으로 웃게 되는 승자는 저 자신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한세계와 함께 하는 영화는 마지막 승리의 날을 위해 반드시 한번은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고 생각했다. 제 자신은 주연, 한세계는 조연. 뒤바뀐 출발에 유리는 만족했다. 자신의 완전한 승리라고 생각했다. 허나 승부는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법.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의 자리는 흔들리고 세계의 자리는 빛나기 시작했다. 분했다. 그 스포트라이트는 내건데. 완전한 승리를 위해서는 한세계의 약점이 필요했다. 시답지 않은 스캔들 따위가 아니라 한세계의 인생을 걸고 넘어뜨려 완전히 일어서지 못하게 할 아주 결정적인 약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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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섭 김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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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세계를 배우로 발탁한 은인이자 세계에게는 아버지 같은 존재. 칸을 비롯해 상을 받은 영화제보다 받지 못한 영화제의 숫자를 세는 게 빠르다는 한국 영화계의 거장이다. 물론 그에게도 그저 독립 영화계의 루키에 불과했던 때가 있었다. 자신의 예술혼을 이해하지 못하고 앵무새처럼 대본만 줄줄 외는 배우들로 인해 지쳐가던 시절이었다. 그러던 중 운명처럼 세계를 만났다. 세계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서툴지만 그래서 더욱 완벽하게 그려내주는 유일한 배우였다. 언젠가부터 그런 세계가 변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촬영 현장에서 수시로 도망을 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애 딸린 미혼모라는 스캔들까지. 배우로서가 아닌 스타로서의 삶을 택한 세계 앞에서 희섭이 느낀 감정은 실망을 넘어선 분노였다. 그러나 분노도 잠시,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 애원하는 세계 앞에서 희섭은 흔들린다. 희섭은 세계의 눈빛을 기억한다. 진심으로 제 앞에, 카메라 앞에 서던 신인배우 한세계의 눈빛을. 지금 제 앞의 세계가 그 눈빛을 하고 있다. 그 눈빛을 다시 한 번 믿어 봐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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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호부 이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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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상하고 나름 귀여운 은호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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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호모 김예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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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호의 어머니. 딸이 세계, 우미, 아람까지 셋이라고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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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이사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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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탐탐 도재를 위협하는 티로드 항공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