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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이정은 혜자母, 25년째 미용실 겸 동네사랑방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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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에서 파마 마는 실력은 최고라 자부한다. 특히, 파마 오래가게 하는 데는 세계 최고다.
뒷감당을 못할 정도로 솔직하고 화끈한 성격이지만, 오히려 사람에게 벽치지 않는솔직하고 화통한 화법으로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재주가 있다.
그래서 미용실은 항상 뻥튀기 한 봉지, 삶은 옥수수 한소쿠리씩 들고 수다떨러 오는 손님들로 붐빈다. 손님들은 인형눈알붙이기, 마늘까기, 봉투접기 같은 소일거리도 미용실에 가져와 하고, 끼니도 미용실에서 직접 해먹는다.
그런데 늘상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정은의 얼굴에 웃음보다 한숨이 더 많이 나오게 되었으니... 어느 날 갑자기 자신보다 훌쩍 늙어버린 딸이 생겨버린 까닭이다. 하릴없이 미용실에 나와 말없이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이나 쓸고 있는 나이든 딸을 보고 있자니 속이 터지다 못해 문드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