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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나비 한소희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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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시작되려는 느낌은 착각이 아닐 거다.
넌 내가 나비라는 걸 알고 있잖아."
뚜렷한 이목구비에 지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왠지 차가워 보이는 인상에 말수도 적어 첫인상이 도도해 보인다는 소릴 듣지만,
의외로 배려심 깊고 털털한 성격이다.
어려서부터 자기 앞가림을 잘 하는 조숙한 아이였고,
유독 미술에 소질을 보여 교사들과 또래 친구들의 주목도 많이 받았다.
무리 없이 가장 경쟁률이 높은 미대의 조소과에 합격했으며,
입학 후에도 과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그런 나비가 스무 살이 되어 처음 한 연애는 좋게 말해 '의젓한' 연애였다.
하지만 내가 사랑이라 믿었던 2년 여 시간이, 한 번에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다짐했다. 사랑이며 운명 같은 거, 다시는 믿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런 결심이 무색하게 나비에게는 그야말로 '운명적인' 만남이 찾아오는데…
목 뒤에 나비 모양 문신을 한 남자,
펍 안 모두의 시선이 한 데 모일 만큼 잘생긴 남자 ‘재언’이 나타나 나비에게 다가온다.
마치 마법에 걸린 듯 나비는 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박재언이 아무리 밀당의 고수여도, 비연애주의자여도,
가질 수 없는 꽃이어도, 나비는 도저히 재언을 외면할 수가 없다.
심지어 다른 여자와 키스하는 재언의 모습을 보고서도….
"난 사실 너랑 하고 싶었어."라는 그 개소리를,
다른 여자의 립스틱이 채 지워지지도 않은 입술로 다가오는 그를, 믿고 싶다.
그렇게 나비에게는 다시 기대가 생긴다. 그리고 그만큼, 실망과 슬픔도 쌓여간다.
해소되지 않는 쓸쓸함과 자괴감, 허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