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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해원 신현빈 태림여중 기간제 미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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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풀이 잔뜩 인 낡은 녹색 코트를 세 계절 내내 입는 여자.
희주 딸아이의 중학교 기간제 미술교사로 별명은 ‘미미(미친 미술 교사)’다.
해원의 과거는 가난했지만 불행하지 않았다.
어디서나 당당했고 품이 넓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희주와의 만남은 큰 생채기를 남겼다.
치열함 조차 빛났던 젊음은 빛을 잃었고,
해원은 작가의 길 대신 계약직 미술교사로 전전한다.
대충 먹고 대충 자다보니 몸도 망가져갔다.
수업을 하면 쉬이 지쳐 이제는 미술에 대한 관심도 잃어버렸다.
그런데… 그런 해원의 눈길을 잡아끄는 그림이 있었다.
해원은 그 그림에서 예상치 못한 이름을 발견한다.
정희주. 희주의 이름을 되뇌는 순간,
해원은 오래전 느꼈던 날카로운 통증을 또다시 느낀다.
잊었다고 생각한 것은 해원의 오만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곪아터지는 상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