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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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귀주 장기용 30대 중반,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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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받은 축복이자 저주는 ‘과거로의 회귀’
단, 행복했던 시간으로만 타임슬립이 가능하다.
행복했던 순간을 몇 번이고 생생하게 되풀이하는 건 꽤 달콤한 일이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엔 늘 해소되지 않는 갈증과 답답함이 있었다.
과거로 돌아갈 순 있어도 과거를 바꿀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만질 수 없고, 아무에게도 닿을 수 없었다.
과거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그를 볼 수도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다.
평범한 인간에게 없는 특별한 능력을 선물 받은 이유가 있을 텐데,
혼자서 개인적인 행복을 곱씹는 것 말고 타인을 위해 의미 있게 능력을 쓰고 싶었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났다.
그날은 딸이 태어난 날이었다.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어렵게 이룬 가족이었기에
딸이 태어난 시간은 귀주 생애 그 어떤 시간보다 특별하고 행복했다.
그런데 같은 날 근처 고등학교에 불이 났고,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어린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다.
부모가 됐다는 행복에 빠져있는 동안 다른 부모들은 소중한 자식을 잃은 것이다.
아내의 진통 소식에 병원으로 달려간 귀주 대신
근무를 바꿔줬던 선배가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귀주는 수없이 그날로 돌아갔다.
딸이 태어난 행복의 순간으로 타임슬립해 화재현장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포기가 안 됐다.
눈앞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며 좌절 속에 머무느라 현재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딸의 7살 생일,
그날도 현재의 아내와 딸을 남겨둔 채 과거를 헤매다 돌아온 귀주,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무참히 찌그러진 운전석에서 차갑게 식어가는 아내와
피투성이가 된 인형을 안고 우는 딸...
이제는 과거의 어떤 기억도 행복하지 않다.
생애 가장 행복했던 시간, 딸이 태어나던 날로도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됐다.
아무도 구하지 못했고, 아무도 지키지 못했다.
행복도 능력도 잃었다.
그런데 그 여자를 만난 거다.
“제 생명의 은인하고 닮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