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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애연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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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부 돼서 돌아와 매달리면 내 맘이 흔들릴 줄 알았니
어쩌다 보니 부녀 사이 삼각관계 팜므빠딸이 돼버린 그녀
일당이 세다기에 덥석 문 야구장 배트걸 알바에서,
앞길 창창 훈훈한 야구선수 무진을 만나 첫눈에 덜컥 사랑에 빠졌고,
스물하나에 덜컥 애가 생겼다.
눈물콧물 쏟으며 이제 어쩔 거냐 내 인생!! 돌려내라 이 새끼야!! 외치며
후드려패는 걸 고스란히 다 맞고 있던 무진의 첫마디는 이거였다.
‘미래로 하자. 아 이름.’
갓 상경한 경상도 촌놈의 그 한마디가 얼마나 미더웠는지.
그리고 그 믿음은 잔인하게 배신당했다.
근 20년 만에 이혼 도장 찍은 끝에 남은 건
위자료는커녕 싸구려 결혼반지 딸랑 하나였다.
한때 꿈 많았던 소녀가 애 둘 딸린 알거지 이혼녀가 되어
국밥집 쪽방살이부터 시작해 산전수전공중전 모조리 다 겪었다.
그 갖은 수모, 눈물, 동네 인간들의 걱정 빙자한 손가락질 모두
가뿐히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그녀의 곁에 미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찍이 이미 조숙했던 딸이 나의 손을 덥석 잡으며 ‘내가 얼른 클게. 커서,
내가 엄마의 원더우먼이 되어줄게’라고 했을 때 그녀는...
사무치게 미안했고, 눈물겹게 힘이 났다.
미래는 그 약속을 지켜 어엿한 대형 마트 MD로 취직했고,
애연은 미래가 개발한 PB상품 떡볶이의 매장 시식 여사로 일하며
안팎으로 힘차게 내조하고 있다.
남들이 들으면 비웃든 말든- 애연은 지금의 삶이 가장 안정적이며 평화롭다.
모녀의 피똥눈물 대출로 마련한 지금의 방 세 개짜리 지상층 월세집이
그녀에겐 구중궁궐이며 펜트하우스인데.
근데 그 집을 무진이 덜컥 사면서부터 애연의 구중궁궐에 쿠궁-!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무진이 아침저녁으로 눈앞에 나타나
끼를 부리고 고백하고 선물 공세를 펼쳐도
그녀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바본가? 이미 살아봐서 안다. 행여 다시 같이 산다 한들 똑같다.
한편으론 무진의 미스터리한 행적들과
그가 가진 돈의 수상쩍은 출처 등에 대한
온갖 낭설들에도 눈 하나 꿈쩍 않는다.
바본가? 변무지랭이가 범죄자? 말이 되니 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