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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8 종영    |    https://tv.jtbc.co.kr/morethanfriends

등장인물 소개

  • 온준수 김동준의 사진
    온준수 김동준 34세, 은유출판 대표

    “내가 해줄게요. 우연씨 테스트용 남자.”


    그에게 획득은 기쁜 일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었다. 날 때부터 가진 것이 많았다. 돈이라면 그의 부모에게 넘치게 있었고 머리 좋아 좋은 학벌에, 호감형 외모까지. 이쯤 되면 겸손이나 싸가지는 좀 없어도 될 법한데 인성까지 좋다. 부유하고 화목한 집안에서 사랑받고 자라 사랑을 베풀 줄도 안다. 그는 언제나 여유롭고 환하다.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처럼.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사람처럼. 하지만 그에게도 언젠가 첫사랑이 다녀갔다. 그것도 아주 오래도록, 아프게. 영영 가버렸으면 좋았으련만 첫사랑 그녀가 돌아왔다. 하필이면 형수로. 마음 한번 고백하지 못하고 끝낸 첫사랑에 한동안 많이 아파했다. 천성이 순하고 다정해 제 형에게 첫사랑을 뺏겠다는 마음 한 번 가져본 일이 없다. 술김에라도 한번 그 마음을 흘려본 일이 없다. 첫사랑의 후유증이 다소 컸던 탓일까. 오랜 기간 연애하지 않았다 어쩌면. 운명을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다.


    1년 전 휴대폰 번호를 바꿨다. 그때부터 술만 마시면 전화를 하는 여자가 있었다. 자신을 구남친 쯤으로 착각했는지, 나쁜놈이라고 욕하다가 화내다가, 또 어떨 때는 엉엉 울기를 반복했다. 그 술주정에 화를 낼 법도 한데 매정하게 끊을 수 없었던 건 그 술주정이 한때 첫사랑에 아파했던 자신의 마음과 꼭 닮았기 때문이었다. 그 술주정에 익숙해질 무렵, 제주도 한복판에서 우연을 만났다. 우연히. 우연한 만남은 일까지 연결됐다. 전화기 속 술주정뱅이가 우연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신기함에 앞서 이상하게 기뻤다. 우연에 우연이 겹쳐 만난 지금이 퍽 운명적으로 느껴졌다. 60억 인구 중 자신과 닮은 사람을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지. 그 확률은 희박하고 그래서 특별하다고 믿는 준수에게, 우연은 그런 사람이었다.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 아픔이 닮은 사람. 한눈에 우연이 좋았다. 이번만큼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마치 과거 자신의 잘못을 설욕이라도 하듯, 준수는 우연에게 직진이다. 다행히 우연도 준수가 싫지는 않은 것 같고, 얼핏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정해진 수순처럼 행복하기만 하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수가 자꾸 우연의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우연의 첫사랑이라던. 오랜 기간 짝사랑했다던. 술주정 속 주인공. 복병의 등장에도 준수는 침착했다. 준수는 첫사랑의 유약함을 알았다.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다는 걸. 아픈 과거는 그저 독일 뿐이라는 걸. 그게 준수가 겪어 온 감정이었고, 그의 상식이었다. 누구보다 우연을 사랑할 확신이 있었다. 우연도 자신을 사랑하게 될 거라는 근거 있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데 그 자신감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우연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 남자와 있으면 우연이 손끝이 떨리는 것 같기도 하다. 언제나 여유롭고 당당하던 준수도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안 되겠다. 마냥 여유롭기만 해서는. 최선의 최선을 다하고 싶어진다. 이번에는 절대 놓치지 않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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