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정 전도연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
좋은 작가가 되고 싶었던 대필작가.
대필작가로서도 실패한, 막 일용직 가사 도우미가 된,
이런 나를 내 가족에겐 들키고 싶지 않은 외로운 사람.
꽤 증오가 깊은 사연 있는 악플러.
다소 고지식한 연상의 먹물 아내.
일 년 전 아이를 유산한, 조울증이 있는 며느리 독한 년.
좋은 출판사에 다니는 제일 예쁘고 제일 자랑스럽고 제일 가여운 딸.
언제부턴가 거기 있어도 타인의 기억에 남지 않게 된 투명인간.
공부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고 공상하기를 좋아하고 인간을 좋아했던,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한,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중년의 어린애.
이렇다 할 이름 없는 자질구레한 고통들을 끌어안은, 자살카페 회원.
가파른 내리막길 위에 서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아주 평범한,
순하지는 않아도 선한, 선했던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