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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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진 강한나 현 청유건설 대외협력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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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각종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이름을 날린 카리스마 넘치는 건축사. 현재는 주원의 건축사무소에 외주를 맡긴 청유건설의 대외협력팀 팀장이다. 20대 여성이 닮고 싶어 하는 라이프 스타일 상위권에 언제나 이름을 올리는 인물.
출중한 외모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집안 탓에, 대학생활 내내 말 타고 들어왔네, 잔디를 깔았네, 유진의 이름으로 된 도서관이 세워졌네- 무성한 소문의 주인공이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세간의 편견을 뚫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지만 성과는 언제나 외모와 집안의 이야기로 넘어가버렸다. 비뚤어진 사람들의 시선을 대하며 유진도 등을 돌려버렸다. 내가 가진 것, 최대한 이용하겠다- 그래서 니들이 감히 입에 올리지도 못할 사람이 되겠다, 마음먹었다. 가고자 하는 길에 필요하다면 집안의 명성이나 외모 쯤, 가볍게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때, 안하무인의 길로 들어서려던 그녀를 붙잡아 주는 사람이 생겼다. 유진의 실력과 노력을 알아봐주는 후배 주원이 등장한 것이다. 그러니 주원 앞에선 자존심 따위 부릴 이유가 없었다. 같은 대학, 건축과 선후배로 만나 남들의 시기어린 시선을 즐기며 CC가 되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집안이 연루된 사고로 두 사람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틀어진다. 사고만 원만히 처리된다면 주원이 다시 돌아올 것 같았다. 그래서 앞장서서 노력했다. 그게 둘 사이를 더 멀어지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점점 초라해지고 무너지는 주원을 보는 일이 힘이 들었다. 그래서 먼저 도망쳤다. 힘들어하는 주원의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대신, 사고의 후유증은 빨리 잊자며 일부러 모른 척 했다.
사고 후, 주원의 엄마가 제 아버지를 돌본다는 이유로 집안으로 들어오면서 많은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연인에서 가족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주원을 놓아줄 마음은 없다. 평생 남들한테 들키지 않게 연애라도 하자고, 틈만 나면 주원의 마음을 들쑤셔 놓기 일쑤. 일에서만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그녀지만, 사랑 앞에선 한없는 약자이다. 겉모습만 화려할 뿐, 실상 마음을 터놓을 친구 한 명 없는 외로운 사람. 때문에 주원에 대한 마음으로 자존심이 구길 대로 구겨진 유진이 유일하게 맘을 터놓을 수 있는 상대가 배운 거 없이 거칠고 보잘 것 없고 제멋대로인 강두라는 사실은, 그리 이상하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