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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선겸 임시완 단거리 육상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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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계의 간판선수.
축구에 안정환, 배드민턴에 이용대가 있었다면 육상에는 기선겸이 있다.
육상은 비인기 종목이었으나, 그 위에 선겸의 얼굴을 붙여 놓자 안 팔리던 경기 표가 팔리고,
전례 없던 광고계의 러브콜을 받았다.
좋은 유전자를 받은 얼굴, 태생적인 고귀함,
심혈을 기울여 빚은 듯한 프로포션, 여유로운 몸가짐.
거기에 진실된 눈빛과 여유는 흉내 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이렇듯 타고나야 하는 모든 걸 가졌다 보니, 무언가를 열망해본 적도 없다.
그는 그의 오래된 가짜였다. 남의 손에 대필 맡긴 자서전을 읽으면 이런 기분일까.
이름 석 자가 묻힌 채 국회의원과 탑배우의 아들로, 골프 여제의 남동생으로.
가족이란 타이틀을 떼어놓고 남는 게 기선겸의 전부인 적은 없었다.
그곳에 파묻혀 있던 선겸을 꺼내준 손의 주인을 만나기 전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