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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파도 김민준 [나인 캐피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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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데 섹시한 놈.
고아였던 그는 오로지 맨주먹 하나로 거친 풍파를 다 이겨내며 십대를 보냈다.
말수가 적고 어딘가 슬픔을 담고 있는 그의 눈빛은 그의 어려웠던 유년시절을 추측케 한다.
세월이 흘렀고 어둠의 세계에서 손을 턴 후, 한국에 자리를 잡았다.그런 그에겐 아들이 하나 있다.
태어나 아버지의 냄새조차 맡아 본 적 없는 고아 출신 구파도가 아버지가 된다는 건 넌센스였다.
평생 양육이라곤 받아 본 적 없는 그가 육아라니? 어떻게 키우는 것이 잘 키우는 것일까.
모르니 책으로 배운다. 하지만 글로 배운 육아가 통할 리 없다.
더군다나 아들 동찬은 아버지인 파도와 눈만 마주쳐도 동공 지진, 털끝만 스쳐도 후다닥 숨기 바쁘니.
파도는 동찬을 멋지고 강인하게 키우고 싶지만,
늘 야생에 던져진 작고 나약한 토끼처럼 겁 많은 아들 때문에 맘이 아프다.그러던 어느 날, 채무자를 쫓다가 덤탱일 쓰고, 빚더미에 나앉은 보증인 노애정을 만나게 된다.
그녀에게서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게 된 파도.
결국 홀리듯 그녀의 영화에 투자를 제안했다.
처음엔 누군가와 닮아서, 그러다 그녀가 궁금해서,
그러다 위태위태해 보이는 그녀가 삶의 의지를 놓아 버릴까 봐서.
파도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녀를 일으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