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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강산 이태환 2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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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강사.
한때 부유한 집 도련님이었던 적도 있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배웠었고, 천부적 재능까지 있어 ‘그대로만, 잘’ 자라주었다면 대한민국 대표로 이름을 날릴 수도 있을만한 인재였다.
중학생 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온가족이 빚더미에 앉게 되면서 강산이가 살아왔던 세상이 전부 뒤집어졌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지독한 채무독촉에 시달린 탓에 차례로 세상을 등졌고, 한순간에 그는 천애고아가 됐다. 그를 거둘 일가 친척하나 없어 그는 보육원으로 가기도 민망한 나이에 보육원 생활을 시작했고, 그래서 더욱 적응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시궁창에도 볕은 드는 건지, 강산이 있던 보육원을 후원하던 어떤 남성이 그의 재능을 발견하고, 골프선수로 키워주겠다며 그를 입양했다. 강산의 양아버지는 대회를 유치할 만큼 큰 규모의 골프클럽을 운영하는 대표이자 세미프로 선수였다. 그는 강산을 자신의 골프클럽 간판으로 키우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시켰다. 먹고 자고, 쉬는, 최소한의 권리마저 박탈한 채 폭력과 갖은 학대로 강산을 몰아세웠다. 그래도 강산은 그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싶었다. 방식이야 어쨌든 아들 잘 되라고 그러는 거라, 그렇게 믿고 있을 때까진...
그게 아니란 걸 알았던 순간, 자신이 어떻게 이용당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던 순간, 강산은 자신을 놓아버렸다. 술과 도박에 빠졌고, 단역배우든, 골프강사든, 사기든, 근근이 벌 수 있는 일은 닥치는 대로 하면서도, 도박장을 전전하느라 사채 빚은 계속 늘어갔다.그런 그에게 아주 구미 당기는 일거리가 들어오는데, 거액의 돈을 손쉽게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그가 놓칠 리 만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