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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자 김혜은 5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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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우 아내. 고급 바 운영.
불같은 성격에 괄괄한 센 언니처럼 보일지 모르나, 정 많고 속 깊고 의리 넘치는 참 괜찮은 여자, 강경자.
전직 에로배우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늘 그녀를 괴롭히지만, 신경 안 쓰려 노력한다.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기죽어 살 필요 뭐 있나. 시련을 겪으면 악해지는 사람이 있고 깊어지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후자다. 인간에 대한 깊은 배려와 내공이 가끔씩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심오하다. 현재는 고급 바를 운영하고 있으며, 노련한 처세술과 탁월한 입담으로 정재계 인사들의 단골 술집이 되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인생 베테랑답게 누구와도 대화가 잘 통하며 전문적인 대화에도 막힘없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가 매력적인 그녀는 배우가 되겠다며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무작정 상경했다. 하루 한 끼도 못 먹고 배를 곪던 그 때, 그녀는 에로영화 주인공 역할을 제안 받았고, 전라노출에 망설였지만, 결국 돈의 유혹 앞에서 그녀는 무너졌다. 그 후 상업영화계에선 에로배우로 낙인찍힌 그녀를 기피했고, 그녀도 에로영화를 기피하면서 자연스레 영화판을 떠났다.
괴로운 나날을 술로 지새우던 그때 지욱 아빠를 만났다. 사랑했고, 결혼을 약속했지만, 임신 8개월차. 그는 그녀를 두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후 혼자서 애를 낳았고, 그녀를 둘러싼 각종 루머들이 3류 연애 잡지에 실리기 시작했다. 고작 스물여덟. 모든 게 무섭고 두려웠다. 어딜 가나 미혼모 에로배우라는 부정적 시선이 그녀를 괴롭혔다.
그러던 어느 날, 지욱이 손을 잡고 데리고 온 사람. 팬이라고 소리치며 흥분하는 순진한 남자, 조형우다. 에로배우 출신에 아들까지 있는 여자에게 결혼하자며 손을 내밀어 준 참 고마운 사람. 참 미안한 사람... 하지만 지금은 천하에 웬수도 그런 웬수가 없다. 반 백수 철없는 남편의 뒤치다꺼리가 지긋지긋하다.
그래도. 지욱이 자신보다 형우를 더 의지하니, 거짓말도 이마에 거짓말이라고 써 붙이고 하는 순진한 사람이니. 웬수 같은 남편이라도 그녀는 남편이 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